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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정치사

역대 대통령 선거, 1위 2위 격차는 어느 정도 였을까? (1987~2022)

by Cheeeeeeese 2025. 5. 27.

김영삼 당선
사진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 목차 ✦
 

대통령 선거는 단 한 명의 승자를 향한 치열한 경쟁이다. 하지만 승자가 누구냐 못지않게 중요한 건, 승부가 남긴 득표의 격차다. 얼마나 큰 차이로 이겼는가, 얼마나 근소한 차이로 졌는가. 이 숫자에 따라서 대선 이후의 정치 지형이 뒤바뀌게 된다. 그래서 민심의 뜻이 담긴 대통령 선거의 득표수를 쉽게 넘겨 볼 수 없는 이유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총 8번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이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1위와 2위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와 실제 득표 수 차이에 초점을 맞춰, 선거의 경쟁 강도와 정치적 의미를 데이터로 풀어본다.

 


민주화 이후 대선 1,2위 격차

대선 1위 후보 (정당) 2위 후보 (정당) 득표율 격차 득표수 격차
13대 (1987) 노태우 (민정당) 김영삼 (통일민주당) 8.61%p 1,945,157표
14대 (1992) 김영삼 (민자당) 김대중 (민주당) 8.14%p 1,936,048표
15대 (1997) 김대중 (국민회의) 이회창 (한나라당) 1.53%p 390,557표
16대 (2002)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이회창 (한나라당) 2.33%p 570,980표
17대 (2007) 이명박 (한나라당) 정동영 (민주신당) 22.53%p 5,317,708표
18대 (2012)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3.53%p 1,080,496표
19대 (2017) 문재인 (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17.05%p 5,570,951표
20대 (2022)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민주당) 0.73%p 247,077표
 

대세론이 통했던 선거들

가장 큰 격차로 승리한 대선은 2007년 17대 대선이다. 이명박 후보는 당시 ‘경제 대통령’ 이미지, 상대 진영의 분열, 노무현 정부 말기의 피로감 등을 등에 업고 정동영 후보를 22.5%p, 무려 531만 표 차이로 이겼다. 이 선거가 대한민국 대선 역사상 가장 큰 격차였다. 비슷한 의미에서 2017년 19대 대선도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탄핵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사실상 독주하며, 홍준표 후보를 17.05%p, 557만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 두 선거는 모두 국민 여론이 비교적 한 방향으로 정리된 상황에서 치러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 0.73%p 차이로 운명이 갈린 20대 대선

초접전, 단 1%의 싸움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선거는 바로 2022년 20대 대선이었다.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단 0.73%p 차이, 24만 표 차이로 꺾었다. 이는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가장 작은 격차다. 득표수 기준으로도 근소한 차이였고, 개표 방송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도 쉽게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던 선거였다. 이처럼 선거 막판까지 부동층이 갈팡질팡하거나, 양 진영의 결집도가 극에 달했을 때 접전은 극심해진다. 20대 대선은 두 진영이 모두 조직력과 결집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사례였다.

 

박빙과 분산 사이

1997년 15대 대선과 2002년 16대 대선은 격차가 각각 1.53%p, 2.33%p였다. 김대중, 노무현 두 후보 모두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고, 이회창 후보는 두 번 연속으로 아깝게 고배를 마셨다. 특히 1997년은 이인제의 탈당으로 인한 보수표 분산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1992년 14대 대선과 1987년 13대 대선은 각각 약 8%p 격차로 노태우, 김영삼 후보가 승리했는데, 이때는 후보 난립과 분열로 인해 득표율 자체는 낮았지만, 격차는 비교적 컸다. 즉, 상대가 약하거나, 다자구도가 심할 경우에도 큰 격차가 벌어진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 전체 득표율은 아래 버튼을 누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역대 대선 득표율 보기


격차가 말해주는 것들

대통령 선거에서는 단 한 명의 1위 만이 승자로 기록된다. 하지만 민의는 단순한 승패만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 뜻을 가장 잘 보여주는게 1위와 2위 후보간의 격차다. 선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국민 여론이 얼마나 양분됐는지, 혹은 한 방향으로 정리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격차가 크다는 것은 상대 진영이 무기력했거나 분열됐다는 뜻일 수 있고, 반대로 격차가 작다면 민심이 팽팽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선거 격차는 선거 이후의 정치 안정성과 통합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국정 방향도 투표 결과에 예민하게 반응해야만 한다. 예컨대 가장 적은 격차로 당선된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 뜻을 무시하고 야당과 대립을 반복했다. 이에 따른 정치적 갈등과 민심의 이반은 이러한 박빙 승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독재를 타도하고 성취해 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직접 선택하는 대통령 선거로 상징된다. 민주화 이후 지난 35년간 다양한 양상 속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어 왔다. 각각의 내용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다.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선거, 재집권에 실패한 여당, 극심한 격차 혹은 초접전 승부 등 선거마다 정치사적 의미는 다른 해석을 붙일 수 있다.
 
21대 대통령 선거를 며칠 남기고, 새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계엄이후 거대 야당의 역할을 해왔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어느정도 격차를 남길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처음으로 과반을 넘길 것이냐, 아니면 근소한 격차로 이길 것이냐, 그것도 아니라면 다른 후보가 될 것이냐. 이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대한민국의 역사의 큰 물길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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